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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EE ITSC 2025 학회 참석 후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Experience Engineering 본부에서 UAM (Urban Air Mobility) 업무를 맡고 있는 박병탁입니다. 

저는 2025년 11월 18일부터 21일까지 호주 골드 코스트에서 열린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 (ITSC) 2025에 다녀왔습니다. IEEE ITSC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학회 중 하나로, 자율주행, 차량-인프라 협력 (Vehicle to Everything; V2X), AI 기반 지능형 교통 시스템, 미래 항공 모빌리티 (Advanced Air Mobility; AAM) 등 미래 교통 혁신을 주도하는 핵심 기술과 연구 성과가 발표되는데요. 이번 IEEE ITSC 2025에서 Urban Air Mobility (UAM) 관련 연구를 발표하며 최신 연구 트렌드와 기술 동향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UAM을 중심으로 발표된 주요 연구를 살펴보고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제가 발표한 연구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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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주요 연구 소개


기존 항공 교통 관리 (Air Traffic Management; ATM) 체계는 관제사가 모든 항공기를 통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백 대의 드론과 UAM이 날아다니는 고밀도 교통 환경에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비행체간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을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UAM은 단일 주체가 통제하기 어려운 복잡한 시스템으로 다수의 UAM 서비스 제공자(Provider of Services for UAM; PSU)가 각자의 운항사들을 관리하면서 상호 조율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UAM은 중앙의 지시를 기다리기보다, 각 주체가 운항 의도(Operational Intent)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협력적하며 충돌을 예방하는 분산형 시스템(Federated System)으로 고려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 문제들이 이번 학회에서 발표되었습니다.

1) Fair-CoPlan: Negotiated Flight Planning with Fair Deconfliction for Urban Air Mobility


Fair-CoPlan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운항사들이 한정된 공역을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PSU와 운항사가 협력해 경로를 협상하는 3단계 프로세스를 제안했습니다. 

기존 경로 배정 방식의 불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SU가 버티포트와 공역의 용량을 기준으로 이착륙 슬롯을 제약하고, 각 운항사는 그 제약 내에서 최적 경로를 계획합니다. 만약 경로 충돌이 발생하면, PSU가 우회 비용을 특정 운항사에 몰아주지 않고 공평하게 분배하는 방식으로 최종 경로를 확정합니다. 실험 결과, 이 방식은 기존보다 더 공평한 경로 배분을 달성했으며, 약간의 운항 지연이 발생하지만 시장 참여 확대와 안전 확보를 위해 충분히 감수할 만한 수준임을 보여주었습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하나의 PSU만이 존재하여 중재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 상황을 배경으로 했는데 그렇다면 복수의 PSU가 존재할 때의 적용할 수 있는 고도화된 메커니즘은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2) Shaping Mixed-Autonomy Networks: A Framework for Dynamic Routing and Pricing


특정 시간대나 교통량이 몰릴 때, 단순히 선착순(First Come, First Served; FCFS) 규칙으로 통행을 배정하는 대신, 동적 가격이나 인센티브를 활용해 운항사들이 자발적으로 경로를 변경하도록 유도하는 알고리즘이 발표되었습니다. 해당 연구는 커넥티드 자율 차량(connected and autonomous vehicles)을 대상으로 했지만, UAM 환경에서도 특정 회랑에 교통량이 급증할 때 충분히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현재 UAM의 비행 계획 데이터 구조는 ‘단순 수락 여부’만을 다루고 있는데 이런 알고리즘을 UAM에 적용하려면 비용이나 대안에 대해 협상할 수 있는 확장된 데이터 필드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활용 중인 FIXM* 표준에는 없는 슬롯 가치(Slot Value), 혼잡 비용(Congestion Cost), 인센티브 포인트(Reward) 같은 항목을 Extension 영역에 추가하면 이런 동적 배정 알고리즘을 UAM 체계에도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FIXM(Flight Information Exchange Model): 전 세계적으로 상호 운용 가능한 비행 정보(비행계획, 운항상태 등) 교환을 위한 글로벌 표준 항공 정보 교환 모델 중 하나

혼잡 비용이 높거나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기체에는 초지연/고신뢰성의 5G 슬롯을 우선 할당하고, 인센티브를 받고 우회 경로를 선택한 기체에는 일반 품질의 상용망 슬롯을 배정하는 등 다양한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Pathfinders in the Sky: Formal Decision-Making Models for Collaborative Air Traffic Control in Convective Weather


특히 인상적이었던 발표 중 하나는, 악기상으로 인해 공역(하늘길) 폐쇄되는 상황에서 관제사와 조종사 간의 의사 결정 과정을 다룬 패스파인더(Pathfinder) 연구였습니다.

예를 들어, 기상 악화로 인해 항공기들이 더 이상 특정 공역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관제사와 운항사들은 “언제 다시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직면합니다. 이때 기상 악화로 공역이 폐쇄되었을 때 날씨가 호전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먼저 진입해보는 비행체를 패스파인더라고 하는데요. 만약 모든 운항사가 남이 먼저 가서 안전한지 확인해주길 기다리는 이기적(Selfish) 태도만 취한다면 공역은 영원히 폐쇄된 상태로 남게 됩니다.

해당 연구에선 수학적 모델링(Markov Chain)을 통해 시스템 내에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참여자가 있을 때 항공교통 시스템의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 획기적으로 향상됨을 보여줬습니다. 즉, 누군가가 위험을 감수하고 먼저 진입하면, 그 뒤로 다른 운항사들도 점차 따라 들어오면서 시스템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연구에서는 불확실성(Uncertainty)이 일반적으로는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들지만, 거부율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집단의 소극적인 태도를 깨뜨리고 누군가가 먼저 행동하도록 유도해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발표를 들으면서 안전과 이윤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운항사 입장에서는 패스 파인더가 되는 무조건적인 희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 공감했습니다. 그래서 위험을 감수한 기체에게는 다음 비행의 우선권이나 비용 감면 등 실질적인 보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인센티브 구조가 잘 갖춰진다면 시스템 전체의 회복력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KT 발표 연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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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 학회에서 Optimal Fleet Sizing for On-demand Urban Air Mobility Services using Queueing-Theoretical Approach라는 제목의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도심 교통 혼잡을 해결할 대안으로 하늘길을 활용하는 UAM이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막상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실시간 수요(On-demand)에 맞춰 비행체를 몇 대나 준비해야 할까?" 라는 고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비행체이 너무 적으면 승객이 기다리다 떠나고 너무 많으면 운영비가 늘어나 운영자가 손해를 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유한한 댓수의 비행체와 여러 버티포트(Vertiport, UAM 비행체가 이착륙하는 장소)과 비행 경로(Flight Corridor, UAM 비행체가 비행하는 하늘길)로 구성되어 있는 On-demand UAM 시스템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했습니다. 개발하고 구축하는데 시간이 많이 드는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대신, 닫혀있는 잭슨 네트워크(Closed Jackson Network)라는 큐잉 이론 기반의 모델Mean Value Analysis 기반의 반복 계산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수익을 최대화하는 비행체 규모를 직접 계산했습니다.

우리나라 수도권 10개 버티포트를 기준으로 분석해보니, 설정한 매개 변수(UAM 운임 단가, 유지보수비, 기체 구매비 등)에 따라 비행체를 31~50대 정도 운영하는게 효율적이었습니다. 물론 비행체를 더 늘리면 서비스 품질은 조금씩 좋아지지만 비용 대비 효과는 크게 줄어듭니다. UAM 운영자는 서비스 품질과 비용 사이에서 균형점을 잘 잡아야 하고, 제가 수행한 연구는 그 기준을 수식으로 명확하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연구입니다. 


현지 대중교통 시스템 경험


학회 참석을 위해 방문한 호주 퀸즐랜드주(Queensland)의 골드 코스트는 눈부시게 펼쳐진 해변과 스카이 라인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모빌리티를 연구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대중교통 시스템이 특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먼저 놀라웠던 점은 믿기 힘들 정도로 저렴한 대중교통 요금이었습니다. 퀸즐랜드주 어디서나 거리에 상관없이 단돈 50호주 센트 (한화로 약 450원)면 트램, 시내버스와 페리, 그리고 도시 간을 연결하는 기차까지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대중 교통이 이렇게 저렴한 이유를 찾아보니 2024년 8월에 퀸즐랜드 주 정부가 고물가 시대의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고 환경을 보호하고 도로 혼잡을 줄이기 위해 시작한 시범 정책이었는데,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최근 영구 시행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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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했던 트램, 환승이 용이했던 승강장 구조

학회 기간 동안 이동하며 골드코스트의 명물인 노란색 트램 G:link를 많이 이용했는데요. 승강장과 트램 차량의 바닥 높이가 동일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캐리어를 끄는 여행객, 유모차를 미는 사람, 휠체어를 탄 장애인 모두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승강장 구조도 트램에서 내려 바로 시내버스로 환승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이동이 매우 편리했습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사람을 중심에 놓고 교통 체계를 만들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맺음말


이번 학회 참석을 통해, UAM과 같은 미래 교통 시스템이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공정성, 협상, 이타성, 인센티브 설계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어우러져야 진정한 안전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여러 연구 발표를 통해, 복잡한 교통 환경에서 각 주체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분산형 시스템의 중요성, 그리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공평한 교통 체계의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경험과 학회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UAM과 같은 첨단 교통수단이 포용적이고 효율적인 교통 체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모두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미래가 펼쳐질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박병탁

UAM 추진 부서에서 교통관리 관련 기술 연구 및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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