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 Stories

기술과 문화, 그리고 사람을 잇는 kode 기획 이야기

안녕하세요, kode의 UX/UI 기획을 담당한 김수현입니다.

KT 기술과 문화 이야기를 들려주는 kode를 제작하면서 느꼈던 고민과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시작하며

기술 블로그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kode는 한마디로 KT의 기술과 문화, 그리고 프로젝트를 사람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제가 속한 기술혁신부문에는 다양한 본부와 랩(Lab)들이 있어,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기엔 충분한 자원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 많은 기술과 시도들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등의 시선으로 보여주는 창구가 없었습니다.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서 기술을 만든 사람들의 고민과 경험,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KT의 개발 문화까지 함께 담고 싶었습니다.


기술과 사람을 잇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kode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KT다운 기술 블로그란?

기술 블로그를 기획하며 가장 먼저 한 일은, 주요 기업들의 기술 블로그와 사이트를 분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기술을 풀어내고 있는지 살펴본 결과, 콘텐츠 성격에 따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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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유형 분류

  • 기술 중심형: 기술 자체나 연구 내용을 깊이 있게 다루는 형태

  • 기술 + 문화형: 기술뿐 아니라 조직문화나 협업 과정 등을 함께 보여주는 형태

  • 확장형: 기술과 문화를 넘어서 브랜딩, 채용 등 기업 메시지까지 아우르는 형태


이 유형 분류는 KT다운 기술 블로그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기준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KT에는 이미 AI 기술을 소개하는 사이트나 관련 보도자료를 모아둔 공식 홈페이지 같은 채널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기술 소개만을 반복하기보다는, 기술을 만든 사람들의 고민과 경험에 집중해 스토리 중심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방향이 실제 독자와의 관심과 맞닿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우리가 보여줄 콘텐츠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는 제가 속한 기술혁신부문 내에서 진행했습니다.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등으로 구성된 조직인 만큼, 기술 블로그에 관심이 높은 예상 독자층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동시에 내부 구성원들이 실제로 어떤 콘텐츠를 보고 싶어하는지도 궁금했습니다.


Slack을 통해 설문 링크를 빠르게 확산할 수 있었고, 3일간 총 76명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일부 응답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커피 쿠폰을 전달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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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설문은 데스크 리서치를 바탕으로 News, Tech, Culture 세 가지 콘텐츠 유형으로 구성하여 진행했지만, 설문 결과를 통해 이 분류 체계에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이후 Slack DM을 통해 개별 응답자에게 추가 질문을 드렸고, 모두 적극적으로 답변해주셔서 더 깊이 있는 의견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예상 독자와의 거리 좁히기

이번 조사는 예상 독자와의 거리를 좁히고, 향후 콘텐츠 방향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아래는 설문을 통해 도출한 주요 인사이트입니다.


평소 기술 블로그 방문 빈도는?

  • 응답자 중 기술 블로그 방문 경험이 있는 분들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정기 방문자(주 1회 이상)는 26명(34%), 간헐적 방문자는 50명(66%)로 나타났습니다. 꾸준히 찾는 독자는 비교적 적지만, 그만큼 콘텐츠에 대한 기대 수준은 높았습니다.


어떤 콘텐츠 유형을 더 선호할까?

  • 정기 이용자는 기술 중심의 Tech 콘텐츠를 100% 선호했습니다. 간헐적 이용자 역시 Tech 콘텐츠를 가장 선호했지만, 조직문화나 일하는 방식에 대한 Culture 콘텐츠에도 18%의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정기·간헐 독자 모두를 고려한 균형 있는 콘텐츠 구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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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에 더 관심을 가질까?

  • 평소 선호하는 기술 블로그를 보는 이유에 대해 묻자, 많은 분들이 단순한 결과보다 실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한 과정에 더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실무에 참고할 수 있는 트러블슈팅 사례나 깊이 있는 고민이 담긴 콘텐츠가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된다는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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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성자를 더 선호할까?

  • 대부분 실무자가 직접 작성한 아티클을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현장감이 느껴지고,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인사이트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트러블슈팅이나 시행착오를 솔직하게 공유한 글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보면, 정기적 독자에게는 깊이 있는 Tech 콘텐츠를 간헐적 독자에게는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가 담긴 Culture 콘텐츠가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즉, 기술의 깊이와 사람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콘텐츠 구조야말로 kode의 방향이라는 데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콘텐츠 분류 재정비

예상 독자의 관심사와 실제 콘텐츠 소비 방식을 반영하여 기존 콘텐츠 분류 체계를 재정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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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보도자료나 소식성 콘텐츠로 구성된 News 카테고리는 관심도가 낮아, 메인 분류에서는 제외하고 Tech의 하위 분류로 통합했습니다.

또한 콘텐츠 구조에 대해 Product Owner 부서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단일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다룰 수 있는 Project 카테고리를 새롭게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PO 부서도 콘텐츠를 개별적으로 나열하기보다는 프로젝트 단위로 스토리라인을 구성하길 원했고, 이 방향은 제가 기획한 구조와도 일치했습니다.


여기서 Project란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Tech와 Culture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서비스 개발기를 다룰 경우 단순 구현 소개에 그치지 않고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어떻게 협업하며 풀어냈는지’ 등 기술과 사람 이야기를 함께 담아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기 위한 설계

리서치 결과와 콘텐츠 구성 방향을 바탕으로, 메인 페이지의 화면은 다음과 같이 설계했습니다.

메인 페이지 구성

첫째, Tech 콘텐츠는 상단에 배치하여 주제별로 세분화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쉽게 탐색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둘째, Culture 콘텐츠는 하단에 배치하여 사람 중심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읽히도록 설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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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정기 방문자에겐 깊이 있는 기술 인사이트를, 간헐적 방문자에겐 사람 중심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서로 다른 관심도와 이용 패턴을 고려한 콘텐츠 흐름에 균형을 두었습니다.


또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Cultural Design Center에서는 Culture 콘텐츠에 Shorts 형태의 영상도 함께 제작하고 있어, 기술 블로그에서는 드물게 시도되는 포맷을 통해 전달 방식을 한층 다채롭게 확장하고자 했습니다.


이처럼 kode는 실제 실무에 쓰이는 기술부터, 이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고민과 문화까지 하나의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공간을 지향합니다.


놓치고 있던 시선

돌아보면,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지점도 있었어요.

초기에는 kode를 오롯이 기획과 디자인 중심의 관점으로만 바라본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운영은 Product Owner 부서인 Cultural Design Center에서 맡고 있었고, 이들은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운영과 검수 프로세스 전반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있었죠.


하지만 저는 독자 중심의 구조와 화면 설계에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개발 기간이 충분하지 않았기에, 운영 워크플로우를 시스템적으로 구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개발팀과 협의하여 백엔드 변경 없이 프론트엔드에서 간단한 상태 표시 방식으로 대안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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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아티클 작성 중일 땐 제목 옆에 ‘초안’, 검수 요청 시엔 ‘검수’라고 표기해 운영자가 콘텐츠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제안한 것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기획과 운영의 흐름을 함께 설계하는 점을 배우게 되었어요.


KT만의 언어, kode

kode는 KT와 code를 조합해 만든 이름이에요.

단순히 개발자가 쓰는 코드(code)를 뜻하는 데 그치지 않고, KT만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를 담은 고유한 코드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이를 <kode/>로 표기한 것은, 웹 개발에서 태그를 여닫는 구조를 차용해 기술과 이야기의 시작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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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e/> 태그는 HTML/XML에서 시작과 끝이 함께 담긴 자기 닫힘 태그로, 가능성과 실행의 시작을 의미해요.

이후 </>로 전환되는 모션을 통해 시작의 흐름이 정리되어 하나의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이는 곧 KT 사람들의 기술과 경험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함께 만든다는 즐거움

kode 프로젝트가 뜻깊었던 이유는, 다양한 팀과 함께 만들어냈다는 점이었어요.

Cultural Design Center를 중심으로 개발팀, 디자인팀까지 여러 실무자들이 함께 논의하였고, 초반엔 조용하던 Slack 채널이 점차 활기를 띠던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모두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함께 만들어갔다는 점이에요.

그 과정에서 제가 평소 중요하게 생각해온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었어요.

단순히 결과물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함께 고민하고 웃으면서 협업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

kode의 궁극적인 목표는, KT만의 언어로 기술과 문화를 이야기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기술 블로그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조직의 문제 해결 방식과 기술적 방향을 보여주는 창구가 되기도 하죠.

kode 역시, 사람들이 자주 찾고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배움으로 이어지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함께 고민하고 웃으며 달려와 주신 모든 실무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kode가 KT의 기술 여정을 차곡차곡 이어가는 공간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해주세요!

김수현

X-Design Center에서 서비스 기획과 UX 전략 수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관점에서 기술과 경험을 설계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